롯데리아를 나와서 해욱이의 고장 익산으로 가기 위해 서대전역으로 향했다. 눈이 와서 그런지 무궁화호는 30분 지연... 어쩔수 없이 KTX를 타기로 했다. 기차에서 잡지를 보고있는데 고시원 아카데미 광고가 있었고 우수학생들 명단의 반가운 이름들을 보다가 차지빈이 중앙대 경영학과에 갔다는 부분에서 개빵터졌다. 완전 한편의 소설을 만들어놨더만, 아무리 돈이 좋아도 사기는 아니여 고시원 원장 개새끼네 진짜, 그냥 대학은 한큐에 가는게 최고인듯. 재수같은거 해봤자 다 거기서 거기임. 아 이게 뭔 개소리지 여튼 그러다가 익산에 도착했고 익산은 우리를 폭설로 맞아줬다. 마멧과의 화이트 크리스마스... 정말 눈물이 났다. 눈치없는 마멧은 눈을 던지며 '나잡아봥'을 연발하며 게이포스 작렬했다. 눈발을 맞으며 역전 버스정류장에서 해욱이를 기달렸고 해욱이는 동료 전북빠 한명을 데리고 느릿느릿 시골버스를 타고 30분 늦은 시각에 도착했다. 다시 버스에 탄 우리는 원광대 앞으로 이동했고 원광대근처에 어느 술집타워에 들어갔다. 건물 안에 자판들과 따로 술을 사는 편의점이 있는 특이한 구조의 타워였는데 들어가자마자 시골 일진 여고생들이 담배를 반가리하며 우릴 빵셔틀 쳐다보듯 바라봤다. 시골애들이 더 무섭다는 아버지의 말씀은 역시 틀리지 않았어. 여튼 빈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곱창전골 하나에 두루치기를 시키고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술이 들어간 마멧은 굶주렸는지 빨리 여자한명을 낚아오라며 투정을 부려댔고 해욱이가 데려온 전북빠 동생 해준이는 형도 못알아보고 대전은 2부리그로 꺼지라며 우릴 자극했다. 그러다가 나도 코알라가 되버렸고 익산 일진들을 쳐다보며 이 개같은 홍어새끼들을 연발하다가 집에 돌아가지 못할뻔했다.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길동이의 심정이 이런거였을까.. 해욱이는 전북에는 홍어가 없다며 눈물을 흘렸지만 난 이 동네에서 홍어삭히는 냄새가 난다며 술꼬장을 부려댔다. 더이상 술이 감당이 안되서 술집타워를 나와 해욱이네 집으로 향하는 동안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행패를 부리며 꽈르테오를 했다. 진짜 지금 생각해보니 개진상.. 해욱이네 집에 도착해서부터 기억이 없다. 자고 일어나보니 해준이는 집에 가버리고 남은 나와 마멧만 눈치밥을 먹다가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익산역으로 향했다. 즐거웠던 익산투어, 전북에 홍어가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한 좋은 여행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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